2013년 4월 24일 수요일

CRS, IRS and swap basis

원화와 외화가 만나 주인을 바꾸는 외환시장과 달리, 외환스왑시장은 원화와 외환을 가진 사람이 만나 일정기간 서로 돈을 빌려줬다 다시 받기로 약속하는 시장입니다. 외환시장과 외환스왑시장은 서로 영향을 주고 받기 때문에 환율의 동향을 예측하려면 양쪽의 상황을 모두 살펴야죠.

외환스왑시장에서 중요한 두가지 지표는 통화스왑(CRS) 금리와 이자율스왑(IRS) 금리가 있습니다. CRS 금리는 원화를 빌려주고 달러를 빌리는 사람이 받는 금리입니다 (달러를 빌려주고 원화를 빌리는 사람이 받는 금리는 리보 (LIBOR) 금리이기 때문에 따로 결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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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A라는 은행이 1000달러가 있고, B라는 은행이 120만원이 있다면, 환율을 1달러/1200원으로 정하고 1년간 1000달러와 120만원을 맞교환합니다. 그리고 서로 돈을 빌린데 대한 이자를 교환해야 하는데, A은행은 B은행측에 CRS 금리만큼을 내고, B은행은 A은행에 LIBOR 금리 만큼을 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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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율스왑 (IRS)은 서로 다른 종류의 이자를 맞교환하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C라는 은행은 CD금리로 돈을 빌렸습니다. 그런데 CD금리가 변하면 이자를 더 많이 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에, C은행은 안전하게 고정금리로 내기 원합니다. 이럴 때 이자율스왑을 이용하면 이자율을 고정할 수 있죠. 이렇게 고정금리 이자를 주고 변동금리 이자를 받는 이자율스왑을 IRS 페이라고 합니다 (IRS 리시브는 반대겠죠).

CRS금리에서 IRS금리를 뺀 값을 스왑 베이시스 (swap basis)라고 부릅니다. 스왑 베이시스는 한국에서 달러를 얼마나 쉽게 구할 수 있느냐를 보여주죠. 예를 들어, CRS 금리가 높고 (즉, 달러를 구하기가 쉽고) 국내의 이자율이 낮다면 (즉, IRS 금리가 낮다면), swap basis는 플러스가 될 것입니다. 반대로, CRS 금리가 낮고 (즉, 달러를 구하기가 어렵고) 국내의 이자율이 높다면 (즉, IRS 금리가 높다면), swap basis는 마이너스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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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한국은 달러를 구하기가 어려워 16일에는 CRS 금리가 0%까지 내려갔고, 금리는 계속 올라 1년물 IRS가 6% 가까이 올라갔습니다. 따라서 스왑 베이시스는 1년물 기준으로 -598bp (베이시스 포인트), 즉 5.9%까지 내려갔습니다. 이는 사상 최저치로서, 그만큼 달러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는 뜻입니다.

한국은행에서는 이러한 스왑시장의 혼란을 막고자 경쟁입찰 방식으로 시중 은행에 직접 달러를 공급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한국은행이 달러를 무한정 보유한 것도 아니고, 외국에서 달러가 공급되지 않는다면 언젠가 한국은행의 달러도 바닥날 수 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지금 처럼 외국에서 달러가 들어오지 않는 상황이 오래된다면 한국으로선 대단히 큰 위기를 겪을 수 밖에 없습니다.

결국 앞으로 몇달 내에 해외의 신용경색이 완화되어 한국으로 달러가 들어오지 않는다면 한국은 매우 어려운 상황에 빠지게 됩니다. 반대로, 해외의 신용경색이 빠르게 풀리고 한국으로 다시 달러가 들어오기 시작한다면, 한국경제는 숨통이 트게 되겠죠. 특히 정부와 한나라당이 은행의 대외채무를 보증하는 방안에 합의했다고 하는데, 이에 대한 외국의 반응이 주목됩니다. 문제는 아이슬란드를 비롯한 수많은 국가가 국가 부도에 직면한 지금, 외국의 금융기관이 한국을 믿고 돈을 빌려주기가 쉽지 않다는 점입니다. 게다가 북한의 '중대발표 임박설'까지 나도는 마당에, 어떻게 될 찌 모르는 나라에 돈을 빌려주기가 쉽지 않겠죠. 어쨌든 아직 희망을 포기하기는 이르지만, 그렇다고 안심할 수도 없는 상황임은 분명해 보입니다.

스왑 베이시스가 플러스라는 것은 CRS 금리가 IRS 금리보다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곧 해외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것보다 국내에서 조달하는 게 비용이 적게 든다. 이에 따라 해외에서 채권을 발행하던 기업들이 이제 국내시장으로 눈을 돌릴 것이라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발빠른 기업들은 벌써부터 스왑뱅크 등에 관련 내용을 문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은행 한 스왑딜러는 "기업별 신용도에 따라 발행금리가 다르지만, 일부 기업들은 해외에서 발행할 때와 국내에서 발행할 때의 금리레벨을 타진하고 있다"며 "스왑 레이트가 좁혀지자 이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출처: Flowerra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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