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0월 9일 수요일

국제투자포지션 (IIP) 길라잡이

임경묵 박사님이 페북에 올린 글을 퍼서 아래에 옮깁니다. 아무래도 페북에 두면 나중에 읽고 싶을 때 찾기가 어려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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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토리의 경제 읽기: IIP

2013년 9월 25일 오후 11:24
오랫만에 뵙겠습니다. 요즘 워낙 바빠서 점심시간도 시간을 내기가 어렵네요. 혹시 기다리신 분이 있다면 죄송합니다. ㅎㅎ
오늘은 국제수지 진짜 마지막 시간으로 자주 접하시기 힘든 IIP(International Investment Position)에 대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경상수지로 잠깐 돌아가 볼까요?
경상수지는 국가 전체로 본 해외와의 거래로 나타난 가계부라고 말씀드렸죠? 그럼 경상수지 흑자가 계속나면 어떻게 될까요?

네! 맞습니다.
외환이 쌓이게 되겠죠?
쌓인 외환을 현찰로 가지고 있을 수도 있지만, 그럴 가능성은 낮을 거고 뭔가 수익성이 있는 해외자산에 투자하게 되는게 정상일 겁니다.
이렇게 되면 외화자산이 담긴 통장이 늘어날 겁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경우 경상수지 흑자가 지속적으로 나게 되면 그 나라는 순 외화자산을 보유하게 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물론 일부는 정부에서 달러를 매입해서 외환보유고로 쌓이기도 하죠.

우리나라는 경상수지 흑자국이라는 말씀을 드렸었죠?
다시 한번 볼까요?

80년대초와 외환위기 이전을 제외하면 외환위기 이후 쭉 흑자를 내고 있습니다. (70년대 자료는 한은에서 제공하지 않아 잘 모르겠네요. 아는 분이 계시면 알려주셔도 좋겠습니다.)
80년부터 2012년까지 누적 경상수지 흑자를 계산해보니 무려 3천억달러 가량 됩니다.
엄청난 액수죠? 우리나라 1년 GDP가 1조달러를 좀 넘으니 현재 소득의 30% 정도의 외화자산이 있어야 합니다. 이자나 평가이익을 제외해도 그래야겠죠?
별 일이 없었다면......
80년대초와 외환위기 이전을 제외하면 외환위기 이후 쭉 흑자를 내고 있습니다. (70년대 자료는 한은에서 제공하지 않아 잘 모르겠네요. 아는 분이 계시면 알려주셔도 좋겠습니다.) 80년부터 2012년까지 누적 경상수지 흑자를 계산해보니 무려 3천억달러 가량 됩니다. 엄청난 액수죠? 우리나라 1년 GDP가 1조달러를 좀 넘으니 현재 소득의 30% 정도의 외화자산이 있어야 합니다. 이자나 평가이익을 제외해도 그래야겠죠? 별 일이 없었다면......


IIP(한글로는 국제투자대조표라 불립니다.)는 우리나라가 해외에 보유한 외화 금융자산과 외국인이 우리나라에 보유한 금융자산의 현황을 보여주는 표입니다. 여기에는 주식, 채권, 해외직접투자, 대출 등 모든 금융상품이 다 포함됩니다. 부동산 등 실물자산이 빠져 있다는 한계는 있죠. 통계를 작성하기 쉽지 않아서 자주 발표되지 않고, 공식적으로 발표가 정기화 된지도 상대적으로 오래되지 않아서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2012년 기준으로 우리나라는 얼마의 해외 금융자산을 가지고 있을까요? (이건 외환보유액 포함입니다.)

8천 400억 달러입니다.
어라? 경상수지 누적 흑자는 3천억 달러인데? 어떻게 8천억이 넘는 해외 금융자산을 가지고 있지? 하실 수 있습니다. 경상수지 이외에 자본수지도 있죠? 외국인이 우리나라 자산을 사면서 국내에서 원화로 바뀐 달러는 다시 우리나라 사람들이 해외자산을 사는데 사용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누적 경상수지 이상의 해외자산을 가질 수 있는 것이죠. 하기는 외환보유액만도 3천억 달러가 넘으니까요.

그럼 외국인이 보유한 우리나라의 금융자산은 얼마나 될까요?
9천 400억달러가 넘습니다.
헉!

뭐빠지게 일하고 검소하게 살아서 3000억 달러의 누적 경상수지 흑자가 있는데? 왜 Net(우리의 해외보유금액 - 외국인의 우리나라 보유금액)이 마이너스 천억불이나 되는 걸까요?

갑돌이 나옵니다.
갑돌이는 열심히 일해서 100억달러의 경상수지 흑자를 냈습니다.
일 잘하는 나라 같아서 갑순이국이 50억달러를 갑돌이국에 주식으로 투자했습니다. (자본수지 흑자죠?)
갑돌이는 100억달러의 경상수지 흑자와 50억달러의 자본수지 흑자를 합해서 150억 달러의 외환이 생겼네요.
저기 BRICS라는 나라들에 투자하면 좋을 거라고 해서 150억 달러를 투자했습니다.
현재 상태로 보면 갑돌이가 보유한 해외 금융자산은 150억 달러, 갑순이가 보유한 우리나라 금융자산이 50억달러이니 Net IIP는 100억달러입니다. 경상수지 흑자와 같죠?
1년 후.....논의의 편의를 위해 경상수지는 0이었다고 하겠습니다.
갑돌이국 주식은 엄청 올라 두배가 되었습니다. 갑순이의 보유금액은 100억달러가 되어 버렸네요.
그런데....이런 BRICS 주식은 반토막이 나버렸습니다. ㅜㅜ
그럼 IIP는 어떻게 될까요? 작년만해도 +100이었는데, 이제 75-100 = -25억 달러가 되었네요.
이렇게 누적 경상수지가 흑자라도 투자 성과에 따라 IIP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이게 됩니다.

눈치 채셨겠지만, 우리나라가 3000억달러 누적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했음에도 현재 Net IIP가 마이너스인 것은 우리나라의 해외 금융투자 실적이 외국인의 국내 투자실적보다 훨씬 부진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금융 역량이 부진한 탓이겠지만....억울하기도 합니다.

시계열로 IIP를 한번 볼까요?
2007년이 최악이었고, 조금씩 나아지기는 합니다.
외국인의 경우 우리나라 주식을 많이 가지고 있어서 우리나라 주식시장이 많이 오르면 Net IIP는 더 나빠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아직도 경상수지 흑자를 최근 기준으로 2년 정도 더 내야 0 근처로 가니....괴로운 이야기입니다. 물론 외국인이 투자를 더 잘한다면 경상수지 흑자를 내더라도 0으로 가는데 시간이 더 걸리겠지만요.
시계열로 IIP를 한번 볼까요? 2007년이 최악이었고, 조금씩 나아지기는 합니다. 외국인의 경우 우리나라 주식을 많이 가지고 있어서 우리나라 주식시장이 많이 오르면 Net IIP는 더 나빠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아직도 경상수지 흑자를 최근 기준으로 2년 정도 더 내야 0 근처로 가니....괴로운 이야기입니다. 물론 외국인이 투자를 더 잘한다면 경상수지 흑자를 내더라도 0으로 가는데 시간이 더 걸리겠지만요.


다른 나라는 어떨까요?
전반적으로 경상수지 흑자를 내는 국가들이 IIP가 +인 경우가 많습니다.
국가별 비교라는 측면에서 GDP 대비 Net IIP를 그려봤습니다. 싱가폴, 대만, 일본 다 상당한 +를 기록중이네요. 부럽습니다.
사실 국가를 사람에 비유하면 젊을 때 경상수지 흑자를 많이 쌓아두었다가, 고령화되거나 성숙되면서 해외 자산을 많이 축적해두고 해외에서 나오는 소득으로 살 수 있으면 좋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나라가 미래에 대비해서 준비해야 할 것이 많은 상황이기는 합니다.



그동안 국제수지 강의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번에는 정말 환율로 찾아뵐께요!

다녀가신 흔적도 남겨주시면 좋겠습니다. 얼마나 많은 분들이 읽고 계신지를 아는 것은 제게도 힘이 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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